[강원권_그린 매거진] 제로에너지빌딩 적용기술 – 멜버른 시의회 청사
개요
Melbourne 시의회 청사인 ‘CH2’는 호주 최초로 그린 스타 6성 등급을 획득하면서 그린 스타 오피스 디자인을 출범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린 스타 등급은 건물의 환경적인 디자인과 성과의 수준을 나타내는 종합적, 국가적, 자율적인 평가 시스템으로서 그린빌딩 평가 기준을 설정하고, 그린 빌딩의 장점을 홍보하는 목적에서 호주의 비영리단체인 ‘GBCA’에서 만든 지표다.
CH2의 공식 명칭은 ‘멜버른 시의회 제2청사’이자만, 실제는 하부에 상업공간을 둔 전형적인 오피스로서 500명의 공무원들이 9개 층의 업무공간을 사용하는 10층 높이, 12,550㎡ 연면적의 건물이다. CH2 프로젝트는 친환경 정책과 제도의 배경 하에 기획되었는데, 멜버른 시는 호주의 주도적 그린(Green) 조직으로서 환경, 사회,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도시 재생사업의 주요 주제로 설정하고, 자체 신청사 건립을 통하여 이를 보여주려고 의도했다. 도심이 시 소유 주차장을 시의회 신처사 부지로 개발하여, 도심 활성화의 계기로 삼았다. 또한, CH2 건립을 통해, 시민들이 쉽게 방문하여 건물에 적용된 친환경의 여러 원리를 이해할 수 있기를 원했다. 이에 CH2의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이를 통해 산업체로부터 지원도 이끌어냈다. 멜버른 시가 CH2 건설에 많은 투자와 관심을 기울인 것은, CH2의 건설이 호주의 다른 도시에 대하여 친환경 건축 디자인의 모델을 보여주는 행위로서 에너지 등 자원 절약 이외에, 생산성과 건강의 수혜를 통해 친환경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사례였기 때문이다.
설계 목적
일반적으로 친환경 건축은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한다는 장점을 갖지만, CH2에서는 실내작업환경의 개선이 이에 우선한다. 물론 표1과 같이 CH2는 구청사의 단지 13% 에너지만을 사용하지만, 근로자의 1% 작업 생산성 향상은 대부분 상업 오피스 빌딩에서 전체 에너지 비용을 상쇄할 만큼 크다.
표1. CH2의 에너지 사용량
그림 1. 생산성 비교, 좌측 CH1, CH2, 우측 호주 전체 건물
그림 1은 CH2가 이전 청사인 CH1보다 10.9%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졌으며, 2007 BUS(Building Use Studies)를 통한 조사에서 생산성 측면 호주 전체 건물의 상위 15% 이내에 위치함을 보여준다.
유기체로서의 친환경 건물 개념
CH2를 디자인한 믹 피어스(Mick Pearce)는 멜버른 시 소속 건축가로서 자연에 영감을 받아 혁신적인 디자인을 제안하는 생태모방(biomimicry)을 연구해 왔다. 생태모방이란 건물을 유기체와 같이 다수의 중첩된 시스템으로 만들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을 말한다. CH2 건물 외피는 생물의 피부 혹은 나무의 껍질과 같이, 건물 내부를 보호하고 숨 쉬게 한다. 지붕부분은 나뭇잎 구조를 기반으로 설계되었으며, 광합성과 같이 건물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장치가 포함되어 있다. 흡배기 시설은 기관지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그림 2. 유기체 개념모델, 매스 및 외피구성, 실제 건물 모습
환기 시스템
CH2의 환기 시스템은 주로 주간ㄴ에 많이 사용되는 오피스 건물의 사용 방식과 업무 생산성을 고려하였다. 환기 시스템의 기본 전제는 100% 신선한 외부 공기를 실내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그림 3과 같이 이를 위해 업무 시간이 시작되면 지붕층의 공기조절 장치를 작동시켜, 외기를 남측 입면에 위치한 캐스트 콘크리트 덕트를 통해 바닥 하부 공간으로 유입시키고, 이후 바닥 배출구를 통해 실내에 공급한다. 업무 시간이 끝나면 창문으로 외부 공기를 유입시킨다. 이는 환기보다 야간 냉방 목적을 갖는다. 그림 3의 우측 사진의 파동 형태 천정이 갖는 오목한 부분에는 사용되어 더워진 공기가 모인다. 이후 굴뚝 효과에 의해 천장 패널의 틈을 통해 파이프로 들어오고, 북측 덕트에 모여 외부로 배출된다. 이때 굴곡진 천장과 바닥은 통합설계의 대표적 산물로서, 천장은 노출 축열체인 동시에 볼트 형태로 공기 흐름에 도움을 주고 공동 부분은 회수용 공기 덕트로 사용된다.
그림 3. 다양한 환기방법, 좌측_환기 시스템, 우측_실내환기방법
냉방 시스템
CH2의 냉방은 패시브 및 액티브 시스템의 병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패시브 전력으로 야간에 차가운 공기를 유입시켜 사무실의 실내 온도를 4~5도 낮춤으로써 오전까지 냉방 에너지를 절감한다. 한편, 냉방 부하가 증가하는 오후에는 액티브 모드를 사용하는데, 그림 4와 같이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하부에 부착된 방열 패널을 이용한다. 이러한 방식을 ‘냉각 보’ 혹은 ‘냉각 천정’이라고 하며, 냉각 매체로 물을 사용하는데, 찬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그림 4. 방열판
한편, 시의회 청사의 남측 면에 설치된 5개의 샤워 타워를 통해서도 냉방이 이루어진다. 그림 5와 같이 타워 상부에서 물과 공기를 혼합시켜 떨어뜨리는데 이때 물의 기화 현상에 의해 공기가 냉각된다. 냉각된 공기는 1층의 상업시설로 향하고 반면 차가워진 물은 냉방 기계의 냉각수로 사용되거나 지하 저수조에 저장된다. 이러한 냉방 시스템이 가능한 이유는, 주야간 온도차가 있는 해안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연중 온도가 쾌적 범위에 있는 지리적 특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림 5. 사워타워
결론
결과적으로 CH2의 친환경 통합 설계와 내용이 시사하는 바는, 성공적인 친환경 건축은 단순히 에너지 관련 기술이나 재료 사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증제도, 정책, 설계 목적과 과정 등이 상호 연관되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시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의 친환경 건축이 갖는 여러 문제점에 대한 하나의 해결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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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원권 김성수 기자 (gw_gr_reporters@naver.com)